홍재문이 만난 영화

더 콘서트를 보고~

내일은으하하 2010. 12. 16. 13:38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약속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요즘처럼 연말에는 송년회 약속이 많다.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본의 아니게 연기가 되거나 취소 될 때가 있다.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투리 시간에 무엇을 하게 될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간 활용법이 변화한다.

예전에는 씩씩하게 만화방으로 자주 갔다.

너구리가 켁켁 거리며 제발 저를 살려 주십쇼 할 만큼 연기 자욱한 곳에서 질 수 없다는 듯

뻐끔 담배를 피며 만화를 보던 때가 있었다.

 

세월이 흘러서 서서히 컴퓨터가 보급되었고, 세계 최고의 인터넷 속도로

PC방에서 인터넷 서핑이라고 여기저기 들락날락 마우스 클릭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요즘은 눈부신 기술의 발전으로 멀티태스킹이라 하는 휴대용 멀티미디어로 시간 장소에 상관없이

게임,영화,음악감상,책읽기, 인터넷검색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스마트 폰 없는 나는 무척 시대에 뒤 떨어진 듯 싶다. 

 

 

예전 어두컴컴한 만화방에서의 추억들을 생각 해 보면,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박봉성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이재학의 "추혼13절" 등  만화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요즘은 "식객"으로 새로운 만화의 경지를 보여준 허영만, 인터넷 연재의 "순정만화"의  강풀,

학습만화로 "WHY"시리즈, "코믹 메이플스토리" 등의 만화가 인기가 많다.

 

"1등만 기억하는 드러분 세상"이라는 말이 있다. 뭐든 1등과 꼴찌가 있는 것이다.

우스개 같지만 남자는 키가 180cm가 안되면 루저라는데, 나 또한 패배자이다.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은 한물간 선수들의 지옥 훈련을 통해서 인생역전을 이루는 내용이다.

만화에는 멋있는 케릭터가 많다. 오혜성,엄지,마동탁,백두산 등

혼자 생각에 얼굴이 촌스러워서 오혜성은 어불성설이고, 듬직한 백두산이 왠지 마음에 더 든다. 

특히 영화는 고향 제주 차귀도에서 지옥의 극강 훈련 장면을 촬영을 해서 더 즐겁게 봤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영화 더 콘서트를 봤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구소련의 브레즈네프 시절, 촉망받던 지휘자 안드레이 필리포프는 오케스트라에서 유태인 연주자들을

     몰아내라는 당의 지시를 어겨 지휘를 그만두게 된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삭히며 30년 동안 볼쇼이 극장의

     청소부로 일하던 그는, 어느 날 극장장의 방을 청소하다가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보내 온 팩스를 우연히

     발견한다.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를 파리에 초청하고 싶다는 그 팩스를 읽는 순간, 그의 머리에는 무모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이미 연주를 그만 둔 옛 유태인 동료들을 규합하여 정규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

     대신 파리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지휘자 필리포프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젊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안느-마리 자케와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

     과연  필리포프와 안느-마리 자케의 관계는? 그리고 그들이 연주할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패배자들의 인생역전 드라마이다

그런데 그런데 삶이 마음 먹은대로 열정만 가지고 있으면 술술  풀리는 것일까?

며칠전에 문정희시인의 강연을 듣게 됐다. 등단 한 지 41년 이번에 11번째 시집을 발간 하였다.

긴 세월의 연륜으로 좋은 시가 설렁설렁 간단하게 써 질거 같지만

시인은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시의 끈을 부여 잡았다고 한다. 

그런 치열한 정신의 없으면 시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고 하면서..

그런데 영화의 짜임새가 엉성하다.  30년동안 음악에 대한 마음만 있던 단원들과 빠리로 간다.

리허설 한번 안하고 연주를 시작한다. 그리고 연주 하는 동안에 리허설이 되고 하모니가 맞고

결국은 기립박수를 받는 명연주가 되고 세계 순회공연까지 하겐 된다.

 

세상사가 이리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를 보는 동안 "공포의 외인구단"의 오버랩 된다.

음악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지옥 훈련같은 명연주의 당위성을 보여 줬더라면

감동적인 기립 박수에 혼쾌히 동참 할 수 있었을텐데.

 

우리가 즐겨듣는 대중가요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주제가 나오고 발전이 되고 변주가 되고 클라이막스로 갔다가 결말을 맺는다.

예전에 선배가 했던 말 중에 유행가가 가슴에 쩍쩍 감기면 인생을 아는것이라고, 

그래서 슬프고 고단한 삶에서 젖가락 장단에 유행가를 부르고 있는 것 같다.
클래식에서는 장편소설처럼 그 변화하는 부분이 더 확실하다. 

우리네 인생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의 변화, 발전, 확대, 그리고. 결말이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라스트 13분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연주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이제까지의 혼란과 갈등을 일순간에 해결해주는 장면이며, 중요한 씬인만큼 화려한

싸뜰레(Chatelet) 극장에서의 연주와 음향은 기술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아직까지도 클래식을 들으면 감동의 박수보다는 하품이 나오는 입으로 손이 간다.

그래도 클래식에게  친 하자고 마음의 문을 열고 듣다 보면 언젠가 귀가 뚫리겠지 하는 확신 속에

정성을 기울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