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세상읽기 -- `건축학개론`
경기(景氣)란 국민경제의 총체적인 활동수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성장한다.
2008년 세계를 흔들었던 금융위기 후 세계경기는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무역액 1조달러를 돌파하면서 비교적 위기극복을 잘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는 상당히 심각하다. 일점일획도 틀림없이 제 날짜에 월급이 나오는 공무원 조직에서
급여 체불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4월에 인천시에서 발생했다.
여러원인이 있지만 직격탄은 부동산가격 하락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시 발생하는 취득세 수입이 인천시 연간 재정이 40% 이상을 차지하는데 취득세가
전년도에 비해 44.7%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매매가는 1188만원으로 금융
위기 후 가장 낮았고 서울의 주택 매매 거래량도 17주 연속 내려 시장 분위기는 최악이다
올해는 20년만에 돌아온 선거의 해이다.
4월 11일에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뤘고 12월 19일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선거를 앞두고 각종 개발공약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불패신화라고 불려졌던 부동산
가격은 쉽사리 반등할것 같지는 않다. 재테크 수단으로 사는(buy) 집에서 삶의 질을 생각하는
사는(live) 집으로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제주임을 증명하는 익숙한 돌담길)
"건축학개론"의 간략한 줄거리이다.
어쩌면…사랑할 수 있을까?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에게 반한다. 함께 숙제를 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툰 순진한 승민은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고백을
마음 속에 품은 채 작은 오해로 인해 서연과 멀어지게 된다. 어쩌면 다시…사랑할 수 있을까?
15년 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 서른 다섯의 ... ~~
건축학개론에서는 OECD국가중 최고라는 이혼률과 나만의 개성이 담긴 내 집 짓기 열풍, 두 가지의 사회
현상을 생각할 수 있다. 한가인(서연)은 왜 의사 남편과 이혼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녀는 첫사랑이였던 건축가 엄태웅(승민)을 찾아가 아버지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고향 제주
바닷가의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서로에게 말했던 `꿈의 집`짓기를 시작한다.
(요즘은 무단으로 사진을 퍼 나르다가는 큰일이 나는 세상이다. 이 사진의 주인님 죄송합니다. ㅠ)
집에 관한 고민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일에서 출발한다. 나와 내 가족은 지금 행복한가?
소소한 일상에서 단단하고 진지한 질문들을 떠올려보자. 작은 집을 위한 효과적인 설계,
공간을 나누고 배치하는 방법, 집의 방향과 층고에 관한 궁금증, 지하실과 다락방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목구조의 장점과 유의점, 주요 시공법, 땅 매매와 대출에 대한 궁금증까지,,,
- 건축가 이현욱 -
탕탕 망치질 소리에 쉽게 집이 만들어 지는것 같지만 고려할 것이 참 많기도 하다.
영화 속의 집은 제주 올레 5코스를 걷다보면 위미2리 해안 도로에서 만날 수 있다.
집 주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면서 매물로 나왔고, 제작사 명필름이 구입해서 영화 세트가 아닌
사람이 거주하는 새로운 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미닫이 창을 열면 제주의 푸른 바다에
빠질 수 있고 지붕위의 잔디밭에 누우면 파란 하늘과 인사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집으로 재탄생한다.
`건축`과 `사랑`의 흥미로운 상관관계를 색다른 시각으로 담아낸 건축공학과 출신 이용주 감독
그는 사랑을 짓는 과정과 집을 짓는 과정은 서로 닮아 있다고 말한다. `그 집에 살 사람을 잘 알아아야
그 사람에게 맞는 집을 지을 수 있듯이, 사랑 또한 상대방을 잘 아는것이 중요하다.`고
시대적 배경을 알려주는 삐삐. 헤어무스. CD플레이어 그리고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정릉과 창신동 골목길, 누하동 한옥집, 수유동의 시장골목등 서울의 구석구석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서연의 고향으로 나오는 내고향 제주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싶었다.
올해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며. 19코스의 올레길을 비롯하여 300여개의 오름
트레킹 코스, 9곳의 녹색 농촌 체험마을등 유명 관광지 중심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몸으로
느끼는 생태관광지 제주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싶지만, 영화에서는 많이 보여주지 않는다.
서연이 바닷가에서 승민과 소주를 마시면서 한 대사이다.
`그냥 나 사는게 매운탕 같아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맵기만 하네.`
굴곡이 많은 지나온 삶을 암시하면서 행복하지 못한 현실을 대변한 것이리라.
그렇지만 영화가 끝나고 문을 나서면서 나는 이런 대사를 하고 싶었다.
`조미료 없이 좋은 멸치로만 우려낸 국수를 먹은듯 참 담백하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