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영화와 음악 --- `시티 오브 엔젤`
올해 장마는 유별했다.
평년 같으면 기압대 세력의 강약에 따라 장마전선이 남북을 오르내리며 비를 뿌리는데,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대륙성 고기압 세력이 북위 37도 부근에서 팽팽하게 대치하여, 마치 `날씨
분단선`이 생긴듯 남북 날씨가 확연하게 구별되었다. 북쪽은 폭우가 내리는데 남쪽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장마는 역대 최대인 49일간의 기록을 남기고 물러났다.
날씨가 요란스럽게 변덕을 부려 휴가갈 마음이 생길까 싶은데, 요즘 시내 도로가 한산한 것을
보면 휴가 시즌이긴 하다. 세상 삶의 생각들은 변하게 마련이다. 신체적 건강과 삶의 만족도를
중요시 하는 웰빙의 시대에서, 마음과 정신의 치유를 강조하는 힐링이 시대로 바뀌고 있다. 힐링
이 방법은 다양하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치유와 재도전을 준비하는 좋은 휴가를 보냈으면 한다.
옛사람들이 가장 좋아한 피서법은 무엇일까?
양반들은 정신을 맑게하고 수양하는 수반(석창포)이나 정약용의 `소서팔사`에 나오는 여덟가지
피서법으로 더위를 즐겼다. 나는 그중에서 월야탁족(月夜濯足,달밤에 발씻기)이나 가능할듯 싶다.
백성들은 냇물이나 강가로 나가 노래와 함께 술과 음식을 먹으며 노는 천렵을 가장 좋아했고,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에서 유래된 유두절(음력 6월15일)에는 맑은 개울물을 찾아가 목욕
을 하고 머리를 감으면 질병을 물리치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물맞이 풍속도 있다.
과거의 휴가가 여름에 집중된 피서의 개념이라면, 현재는 사시사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
특정 기간과 목적을 지니는 휴가보다 포괄적인 개념은 여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희망하는
여가생활은 어떤것이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2년 국민
여가활동조사` 결과를 보면 영화감상(41.4%) 해외여행(31.4%) 스포츠 경기 관람(17.7%)등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1919년 단성사에서 개봉한 `의리적구투`로 한국영화사는 시작되었다.
2012년 영화산업 규모르는 13억 달러로 세계 7위 올해 상반기에 392편(한국영화 69편, 외화 323편)
이 개봉돼서 9850만 관객이 들었다. 지금 추세라면 역대 최대 매출과 최다 관객인 총관객 2억명
돌파를 예상할 정도로,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여가생활로 영화가 자리잡았다.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예술 영화와 관객몰이에 성공한 흥행 영화중에 고르라면, 어릴적에는 치고
부수는 액션 영화가 좋았지만 지금은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 한다. 한 마디로 감동과 재미 둘 다 추구한
영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또한 시-청각 요소가 만족 되었을 때 좋은 재미있는 영화로 남아있는 것이다.
시각이 영상이라면 청각은 영화 음악인 것이다. 영화와 음악의 관계를 언더스코어(Underscore)라 한다.
요즘 말로 하면 갑을관계이다. 음식의 맛있게 조리해주는 양념이고 용모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화장품
처럼 영화음악은 영화를 빛내주는 종속변수 을이다. 하지만 가끔은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란 책 제목처럼 음악 때문에 영화가 특별해지는 경우가 있다.
지금도 주제가를 들으면 가슴이 따스해지는 영화 "시티 오브 엔젤"은 니콜라스 케이지와 맥 라이언이
출연, 브래드 실버링이 감독하고 1998년에 개봉했다. 간략한 줄거리는,
천사 세스(니콜라스 케이지)는 로스 엔젤레스 하늘을 떠들며 죽은 자의 영혼을 하늘 나라로 안내한다.
어느 날 세스는 심장 전문 외과의인 메기(맥 라이언)가 죽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평소에도 지상의 세계에 관심이 많았던 세스는 메기를 위로하려고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메기 역시 세스에게 반한다. 그러던 어느날 세스는 천사였다가 인간이 되었다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는 인간이 되기로 결심을 한다. 동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스는 메기와의사랑을
이루기 위해 인간이 된다,,,
세월이 가면 살림살이가 나아져야 하는데 갈수록 어렵다고 온 나라가 난리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
경제와 경제민주화로 경제부흥을 이룩하여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며 출범하였지만, 6개월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보면,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그다지 호전돼 보이진 않는다.
사실 대한민국 경제위기는 1997년 IMF 관리체제부터 시작되었다.
하루 아침에 멀쩡하던 회사가 도산하면서 실직자들이 생겨났다. `평생 직장은 없고 평생 직업이 있다`로
직업의 패러다임이 바꿔었다. 그 흐름에 휩쓸려서 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새출발을 위한 자격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떨어지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꿈속에서도 머리띠 질끈, 두주먹 불끈 하며 열공하였다.
어느날에 라디오을 켜놓고 공부를 하다 깜박 잠이 들었나 보다.
비몽사몽 꿈결속에서 들려오던 노래소리에 현실의 어렵고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 주웠던, 아니 요즘 뜨는
단어 힐링의 행복감을 선사해 준 그 음악은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의 엔젤이었다.
사람의 첫 느낌은 어디에서 좌우될까? 이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그래서 좋은 이름을 가지기 위해
사주와 음양오행을 따지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스마트 폰이라는 손 안에 있는 조그만 기기로 다 되는
세상이다. 통화 대기중에 흘러나오는 컬러링이 그 사람의 첫 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10여전 부터 내 컬러링은 엔젤이다. 나는 괜찮은데 타인은 지겨울 수도 있겠다 싶어, 문득 친구에게
질문을 했다. 어떤 느낌? 대답은 퉁명스럽게 좋다. 헉 감동적이지 않냐 조금 더 후하게 늘려봐라.
애잔한 그리움이 있네 더이상 기대는 난망. 그래도 내 마음엔 영원히 좋은 곡으로 남을것이다.
뮤직 비디오처럼 중간중간에 BGM으로 했으면 감동이 두배가 됐을텐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던 엔젤은
엔딩 크레딧에 되서야 나온다. 아 완전 아쉽다
angel
Spend all your time
Waiting for that second chance
For the break that will make it okay
There's always some reason
To feel not good enough
And it's hard at the end of the day
I need some distraction, Oh, beautiful release.
Memories seep from my veins
Let me be empty and weightless and maybe
I'll find some peace tonight
In the arms of the angel
Fly away from here
From this dark, cold hotel room,
And the endlessness that you fear
You are pulled from the wreckage
Of your silent reverie
You're in the arms of the angel
May you find some comfort here
~~~~~
장마가 끝나니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다.
덥다고 다시 휴가를 떠날 수는 없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호하는 여가생활 1위 영화감상으로 이 더위를
즐기는것은 어떠한가? 좋은 음악과 내용으로 힐링의 행운을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길 나섬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