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문이 만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고

내일은으하하 2011. 3. 10. 08:10

 

 

 

서울에서 부산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간다면  세가지 방법이 있을것이다.

고속도로(버스)= 우등 32,800원, 일반 22,000원

철도(KTX)= 특실 72,500원, 일반실 51,800원

비행기(대한항공)= 프레스티지 111,900원, 일반 71,900원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비행기를 이용할 것 같다..

 

어릴적에 고향 제주에서 육지는 파랑새가 있을것 같은 희망과 성공의 땅이었다. 비행기를 타야 갈수 있는,,,

그래서인지 비행기를 타면 왠지 촌넘 티를 내지 않으려 굳은 결심의 얼굴과 교양인인 척 하는 마음이 앞선다

탑승중에는 좀 있어 보이는 책을 차분하게 앉아서 봐야 하고, 푸른 창공을 보면서 사색도 해야 하는,,,

 

3년전쯤 제주를 가면서 비행기 안에서 봤던 책은 만화책이었지만 감동의 폭은 너무도 컸다.

다 큰 남자가 운다고 할까봐 울보 티를 내지 않을려고 애써 참았던 책은,

지금도 행복하고 따뜻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다.

봄기운을 느낄수 있는 어느날 영화로 감동을 다시 만났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략하게 다음과 같다 

입만 열면 까칠, 눈만 마주치면 버럭 대는 까도남 만석. 그런 그가 따뜻한 미소가 어여쁜 송씨를 만나면서

생각만해도 얼굴에 웃음이 번지는, 설레는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아이다운 순진함과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아내와 그런 그녀 곁에서 평생을 한결같이 함께해온 군봉은

서로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다. 이들을 이 세상 최고의 로맨티스트들로 만들..

사랑에 빠진 네 남녀의 생애 가장 아름다운 고백!

 

김만석(이순재)할아버지는 우유를 배달한다.

송이뿐(윤소정)할머니는 휴지를 줍는다.

장군봉(송재호)할아버지는 주차장관리인이다.

조순이(김수미)할머니는 치매로 정신줄이 오락가락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들 하지만 네분 다 하루하루가 고단하고, 행복하고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저소득층 사람들이다.

그리고 노인들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랑의 에피소드는 특별해 보이지만 일상적이다.

버럭쟁이 김만석은 추운날 세시간 기다리다 감기에 걸리고, 우유곽 모아 준다고 난리치고,

데이트 편지 보낸다고 유리창에 돌 던지고, 할머니가 주신 소장갑을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고,

동심으로 돌아간 놀이터 그네타기  등

서로가 나누는 사랑과 정의 마음은  젊은이들 보다 더 설레이는 떨림으로 다가 온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벌써부터 표심을 자극하는 여야간에 복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삶의 아름다움을 향유 할수 있는  복지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생각 해봤다

통계청이 2005년에 발표한 자료에 보면  '2010년 79.6세→2020년 81.5세→2030년 83.1세'로 기대 수명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에  태어난 712만명이 2020년 본격적인 노후세대로

접어드는데 그중 83%가 퇴직후 대책이 없다고 한다. 

그나마 조금 준비가 됐다는 사람은 하우스푸어(집만 있지 전혀 부유하지 않은)가 현실이다.

누구나 안락하고 행복한 노년을 원하지만 우리의 노후는 잘 준비가 되고 있는지.

영화를 보면서 답답한 현실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영화에서는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두 가지의 사회 현실을 보여준다

첫째가  `우린 다시 부부다...가족이었는데..`  대가족의 개념에서 갈수록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정수가 늘고 있다.

둘째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살률 국가이다.

문제 해결에 대한 정답은 제시 하지 못하지만 우리 모두가 심사 숙고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원작에서 '강풀'작가의 멘트를 인용한다.

노인의 이미지는 저기 어드메 탑골공원 같은 곳에 비둘기를 쳐다보고 앉아 계시거나,

동네 노인정에서 쩜 십짜리 고스톱을 치면서 세월을 보내는 무기력한 이미지였다.

나는 불경스럽게도 노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제는 청춘을 다 보낸 후 기력이 없고

감정도 희미해진 사람들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내가 `철학` 이라고 일컷는 것을 `일상`으로 알고 계셨고 내가 `이해` 해야만 하는 것을 `당연히` 알고 계셨다

살아온 세월만큼의 감정들이 가슴속에 살아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은 더욱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작에서 느꼈던 감동 보다는 작을지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있는 아름다운 사랑을 알게 될 것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내 마음에도 사랑의 싹이 나고 있음을 느끼며 극장을 나선다.

 

지난 2월 17일 개봉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2주차에 전국 CGV에서 총 164회차를 상영하다가

2월28일 이후 238회차로 상영 회차 수가 대폭 증가했다.

 

손녀딸(송지효)가 김만석할아버지에게 말한다.

할아버지 말씀하세요..."

"뭐라고.?"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요..."

 

우리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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