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문이 만난 영화

`최종병기 활`을 보고

내일은으하하 2011. 8. 23. 18:01

 

 

1623년 3월 12일 이서,이귀,김유등 서인 일파가 광해군을 폐위하고 능양군(뒤의 인조)을 왕으로 세운

정변을 인조반정이라 한다. 광해군은 명과 후금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실리를

취하는 중립외교를 폈지만, 인조는 국제정세의 흐름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친명배금

정책으로 결국 1636년 병자호란을 맞게 된다.

 

 

 

"최종병기 활"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인조 반정으로 무인이었던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리면서 남매인 남이(박해일)과 자인(문채원)은 간신히 목숨을

건져 도망쳐 나오고 아버지의 친구 집에 숨어 지내게 된다. 태생적인 한계에 겉돌기만 하는 남이에 비해 자인은

이 집 아들인 서군(김무열)과 사랑이 싹트고 자인과 서군은 혼인에 이르게 된다. 가장 행복한 순간인 혼인날

청나라 정예부대(니루)가 쳐들어오며 병자호란의 발발한다.

자인과 서군은 포로가 되어 청나라로 잡혀가게 되고, 남이는 어버지가 남겨진 활에 의지해 청군의 심장부로

거침없이 전진한다. 귀신과도 같은 솜씨로 청나라 정예부대(니루)를 하나 둘씩 처치하는 남이, 한 발 한 발 청군의

본거지로 접근해간다. 남이의 신묘한 활솜씨를 알아챈 청의 명장 쥬신타(류승룡)는 왕자 도르곤과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남이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를 사용하는 남이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를 사용하는 쥬신타,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사상 최대 활의 전쟁을 시작한다.

 

 

역사와 현재를 생각한다.

고려는 1236년 유라시아 대륙을 질주하며 5년만에 러시아와 동유럽을 정복한 몽골과 40년에 걸쳐 항쟁을 하였다.

`조일전쟁`(백지원, 진명출판사,2009)을 보면 조선은 세계최강육군군 일본과 7년에 걸친 임진왜란에서 결국 패퇴시켰다.

하지만 병자호란에서는 두달만에 삼전도에서 삼배고구도(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림)를 하는 치욕적인 항복을 하였다.

이괄의 난등으로 약화된 북방의 군사력도 원인이지만, 보다 근본적인것은 지배층에서는 서인과 북인의 권력을

둘러싼 당쟁과 병역의무도 없이 특권만 있는 지배 계층인 양반과 의무만 남아있는 백성들의 국론의 불일치이다.

그래서 병자호란에서는 의병은 없었다.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초강대국 미국. 군사적 무력충돌이 벌어졌을 때 긴장완화와 전쟁억지에 여러

외교정책을 펴지만  미국 군사력의 핵심인 항공모함을 가장 먼저 출동시킨다.

8월10일 오전5시 중국 랴오닝성 다렌조선소에서 개조 작업을 위해 9년5개월을 정박해 있던 중국의 첫 항공모함

Shi Lang(대만을 정복한 청조의 장군)호가 시험항해에 나서며 70년 숙원사업인 항공모함 시대를 열었다.

경제력에서 G2인 중국이 드디어 군사력에서도 미국과 대등한 나라가 된것이다.

벌써부터 중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면 아시아는 시끄럽다.

특히 영토 분쟁을 벌이는 일본은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베트남은 인도와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근래에 본 `고지전`에서는 빗발치는 총알,후방에서의 포 사격, 제트기의 폭격등 빠른 현대전의 영화이다.

어서 빨리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가고 싶은 병사의 모습들, 그속에서 내가 살기 위해서 타인을

죽여야 하는 전쟁의 참혹함과 비정함만이 있을 뿐이다.

디지털의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사극 그리고 상대적으로 느린 화살의 속도.

"활"은 긴박감 넘치는 음악과 적절한 카메라 기법으로 현대전보다 극강의 속도전으로 사실적으로 그렸다.

칼에 잘리고, 창에 찔리고, 화살이 박히고, 불에 타고등  옛 전쟁이 더 아프고 무서울것 같은 묘사

자신과 오빠와 남편을 지키기 위해 칼을 잡고 화살을 날리며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자인의 모습

100% 만주어 대사,고증에 의한 변발과 의상등 "활"은 인상적인 부분이 참 많다.

 

병자호란은 400여년전 이야기이고 한일합방은 100년전 이야기가 되버렸다.

만담이 아닌 역사인데.

24일은 무상급식에 대해 투표를 하며 진보와 보수 정치권의 복지 논쟁이 되었고,

20일에는 서울 심장부 시청광장에서는 북한 인권 고발 영화 `김정일리아`가 시위대의 방해로 상영 중단되며

좌와 우의 이념 대결이 되었다. 

또한 부산에서는  해고 노동자 복직을 외치며 230일(23일기준)동안 크레인 농성을 하며 노사간의 대립이 심하다. 

문득 병자호란에도 나라 전체가 이런 저마다 옳다의 시끄러움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병자호란처럼 치욕적인 항복을 다시 하지않기 위해서는 분열된 나라의 힘을 하나로 모을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국은 중국이다.

냉전 시대처럼 미국 하나만 우방으로 생각하며 대한민국을 이끌기에는 세계의 역학관계는 복잡하다.

심지어 동북아에서 중국의 힘은 급속히 늘고 미국의 힘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중 사이에서 원치않는

양자택일을 강요당할 수도 있다.

 

김한민 감독의 사고가 특별하다.

영화가 시작하자 "최종병기 활" 제목이 나오고 좀 있다가 다시 "최종병기 활 活"이 나온다.

나라의 위기에서는 국가를 지키는 살상무기로서의 활과  주변국과는 선린우호관계속에서 나라를 발전 시키는 活의

이중적인 의미의 영화              

"최종병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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